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농촌생활

식집사로 살아보기 2-5

by 제로v 2023. 10. 7.
반응형

식집사 가을 추수 편입니다. 이제 대부분 수확을 하는 시기여서 먹을 것이 넘쳐 나고 있습니다. 역시 말도 살찌는 계절이 맞는 것 같습니다. 조선 정조 시절에 처음 들여왔다고 하니 역사적으로도 오래된 작물입니다. 땅콩은 잘 자라고 땅을 기름지게 만든다고 하여 세계 곳곳에서 많이 심는 작물이라고 합니다.

수확 전과(왼쪽) 수확해서 흙털어서 널어놓은모습(오른쪽)

4월에 모종을 해서 오늘 수확했습니다. 준비한 씨앗에 추가로 주변에서 주신것까지 해서 올해는 좀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매년 부모님께서 기르신 것만 받아먹었는데 올해는 합가를 하면서 직접 수확하는 영광을 얻었네요. 다들 아시다시피 땅콩은 땅속에서 자랍니다. 그런데 신기한 사실 한 가지가 있습니다. 땅콩은 뿌리에서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땅콩은 꽃으로 지상에서 열리는데 그 열매가 아래로 숙여지며 땅속으로 들어가 자라는 식물입니다. 저도 몰랐는데 직접 보면서 알게 된 신기한 사실이네요. 

 

일단 땅콩은 한 뿌리에 10개 정도 줄기가 있습니다. 왼쪽 사진을 보면 뿌리마다 올라온 줄기가 보이실겁니다. 그 줄기를 모아서 잡고 살살 잡아 올리면 주렁주렁 땅콩이 달려서 올라옵니다. 그럼 수확 끝입니다. 지역적으로 충북이 조금 안 되는 곳인지 아니면 뭐가 문제있은 건지 그냥저냥 달린 듯합니다. 아버지 말로는 잘되는 곳에서는 엄청 달린다고 하니 잘 안 되는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일단 수확하면 흙좀 털어주고 줄기에서 땅콩을 따주면 됩니다. 3고랑의 땅콩을 수확하는데 100 포기 정도 수확하는데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식집사를 하면서 고수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본전이상 수확하는것과 편하게 기르자입니다. 대부분의 식물이 물과 햇빛만 있으면 잘 자라 주어 큰 문제없었는데 드디어 땅콩에서 첫 번째 문제에 봉착했습니다. 줄기에 달린 땅콩을 하나씩 다 따줘야 된다는 것입니다. 수확은 문제가 아닌데 정리하는데 이렇게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 매년 부모님이 이렇게 정리하셨다는 걸 알고 나니 그냥 받아먹었던 것이 죄송스러웠네요. 한참을 따다 보니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희보다 훨씬 많은 땅콩을 재배하는 곳은 그 많은 물량을 어떻게 정리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분명 기계를 사용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네요. 그냥 무식하게 털어 주면 되더군요. 역시 유튜브는 없는 게 없더군요. 바로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실행으로 옮겼습니다. 매년 같은 방식으로 하나하나 따주었는데 올해 물량을 그런 식으로 했으면 이틀을 꼬박 정리해야 되었을 텐데 상자에 막대기 하나 걸쳐두고 털었더니 한 시간 만에 끝나네요. 물론 덜 털어진 것은 수작업으로 하고 쭉정이만 골라주면 끝나는 일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올해 땅콩도 무사히 수확을 했습니다. 

 

 

땅콩을 수확해 봅시다.

땅콩은 특별한 요리는 없는것 같습니다. 기름으로 이용하던지 땅콩버터를 만들어 먹는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맛땅콩이나 꿀땅콩처럼 가공해서 먹거나 샐러드 위에 토핑으로 해서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냥 볶아서 술안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전부터 오징어와 땅콩을 메뉴로 하는 술안주가 마른안주에서는 대표적인 메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그냥 껍질째 삶아서 먹습니다. 구운 땅콩보다는 삶아서 먹는데 나름 매력 있습니다. 역시 까는 재미로 먹는 것이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있겠네요.

땅콩은 지방으로 구성되어 100g당 550kcal로 높은 열량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단일 불포화 지방으로 심혈관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소량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고열량임에도 다이어트에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땅콩을 먹다보면 손이가는대로 먹다 보니 대량으로 섭취할 경우 높은 지방함량으로 설사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땅콩은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는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식료품에는 주의사항에 땅콩관련한 경고문을 기재하기도 합니다. 땅콩 알레르기는 극미량으로도 심각한 반응을 일으키기도 하여 제 1형 급성 과민반응으로 분류 되어 있습니다.

예전부터 키가 작은 사람을 땅콩에 비유해서 은어적인 표현으로 사용해왔습니다. 비록 천대받는 식물 일지 모르지만 땅을 기름지게 하고 쉽게 잘 자라주어 예전에는 식량대체품으로도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외형은 작지만 힘을 내는 땅콩.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땅콩을 냉동실에 쟁여두고 두고두고 먹을 수 있겠네요. 오늘도 평화로운 식집사였습니다.

 

끝!

반응형

'슬기로운 농촌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집사로 살아보기 2-7  (49) 2023.10.20
식집사로 살아보기 2-6  (5) 2023.10.12
식집사로 살아보기 시즌 2-4  (7) 2023.10.02
완연한 가을이 왔습니다.  (16) 2023.09.26
식집사로 살아보기 시즌 2-3  (6) 2023.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