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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제도 다시 부활하나

by 제로v 2023.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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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경찰제도가 폐지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정확히는 2021년 11월 18일 입대자를 마지막으로 제대와 동시에 폐지된 것이니 이미 2년 전부터 폐지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복합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인구감소 문제로 현역병의 수가 줄어들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봐야겠지요.

 

과연 의경제도 부활될것인가?

경찰 인력부족의 문제요인

요즘 들어 묻지 마 범죄 격으로 흉기난동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신림역 일대 사건을 계기로 계속되는 묻지 마 범죄이자 테러인 사건이 줄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경찰의 역할이 중요한데 일선 파출소의 경찰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또 있습니다. 경찰인력 자체가 부족한데 현장에서 일하는 경찰은 더 부족하다는 겁니다. 경찰의 직급을 보면 순경-경장-경사-경위-경감 순으로 올라갑니다. 일선 치안은 경사계급까지가 현장에서 발로 뛰는 역할을 합니다. 경위계급 이상부터는 예전 파출소장의 직급(지금은 지구대, 파출소 팀장급)이라 현장출동 대원이 아닌 통솔자의 개념으로 전체 경찰관 3명 중 1명은 경위라고 합니다. 물론 지금은 경위, 경감 직급도 순찰도 돌고 현장 업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로 2022년 기준 순경은 정원 4만 명의 비해 절반인 1만 7000명 수준이고, 경장, 경사는 2만 명 수준으로 모두 정원 미달이라고 합니다. 현장 실무자인 순경, 경장, 경사의 전체 인원보다 관리자인 경위, 경감이 훨씬 많다고 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이러한 공백을 메꾸는 역할을 했던 것이 의무경찰이었습니다. 의무경찰 제도 폐지 이후 그에 상응하는 경찰 인력을 보충한 것도 아니고 시위, 집회를 관리해야 되는 기동대의 업무를 경찰이 하다 보니 순경에서 경사 직급에 의무적으로 1-2년을 기동대 생활을 해야 되니 실제 현장 업무를 봐야 되는 경사 이하의 직급 경찰이 더 부족한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경찰 인력부족의 해결책

오늘(23일) 자 뉴스에서는 한덕수 총리의 의무경찰 부활에 관한 담화문이 발표되었습니다. '범죄예방 역량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의무경찰(의경) 재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폐지된 이후 2달 만에 의경제도 부활을 검토하겠다는 겁니다. 결국 지금은 경찰인력으로는 치안유지의 공백을 메울 수 없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폐지 당시 의경의 숫자는 2만 5천여 명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2만여 명의 경찰 인력을 충원하여 일자리도 창출하고 허드렛일을 하는 의경을 부족한 육, 해, 공 현역병으로 돌린다는 계획을 했습니다. 그러나 위의 계급 관련하여 순경을 충원해도 근속승진으로 자동 진급되고 경위 이상의 직급은 한정된 자리로 계급적채 현상이 일어나면서 턱없이 부족한 현장인력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현장에서는 경위 이상 직급은 실무자보다는 관리자라는 개념이 있는 것 같습니다.(의경으로 근무하며 내린 지극히 주관적 생각입니다.)

의경의 업무

저는 2001년 1월 의무경찰 715기로 근무 했습니다. 경기도 지방청 소속 기동 1중대로 26개월 근무했습니다. 제가 입대할 당시 IMF를 막 지난 상태라 군대나 다녀오자는 분위기였고 육, 해, 공군을 가려면 6개월 이상 밀려있던 시기였습니다. 우연히 알게 된 의무경찰은 지원하고 신체검사 마치면 한두 달 안에 입대할 수 있다고 하여 지원했습니다. 막연히 의경은 경찰 보조로 순찰이나 돌고 교통딱지를 떼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배치받은 곳은 기동중대입니다. 소위 전투경찰이라고 불리는 전경이 시위진압을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전경은 오래전일이고, 그때의 전경은 청와대나 과천청사 같은 중요시설 경비 업무가 주된 업무였습니다. 시위진압은 의경의 일이었습니다. 최루탄과 각종 무기들과 화염병이 나오는 그런 폭력시위진압을 하는 것인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의경복무당시 대우사태가 나면서 없어졌던 화염병도 다시 나타났고, 효순이, 미순이 사건으로 미군부대 관련 시위도 많았던 시기였습니다. 또 2002년 월드컵 관련 테러방지 훈련과 업무도 많이 했습니다. 의경복무 전에는 몰랐던 사실인데 365일 시위나 집회가 없는 날은 없습니다. 어느 곳이든 1인시위든 다수의 집회든 항상 있습니다. 특히 공휴일에는 더 많은 시위를 하여 의경은 쉬는 날이 없습니다. 폭력시위현장은 전쟁터입니다. 의경이 죽는 경우도 있고 시위대에 끌려가서 심한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매일이 전쟁이고 실제 상황입니다. 

보통 저희부대는 작은 시위보다는 큰 시위에 집중 투입되었고 수도권외에도 지방 대규모 시위는 투입되는 부대였습니다. 중간중간 혼잡경비나 명절 때는 치안유지 업무도 했습니다. 참 많은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의경도 경찰과 동일한 복장을 착용합니다. 물론 뱃지나 계급장으로 구분은 가능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의경에게는 경찰로써 권한은 없지만 순찰업무를 하다 보면 범죄예방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일반 시민들이나 범죄자들은 의경인 줄 모르고 경찰이 순찰 돌고 있다고 생각하게 될 테니까요. 또한 이태원사태 같은 경우도 현장 인력이 부족하여 벌어진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업무도 의경의 주 업무 였습니다. 만약 의경이 존재했다면 그날 인력이 배치되어 혼잡경비 업무를 진행했을 것이고 그날의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마무리

의경의 부활을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반대하는 입장도 아닙니다. 최선은 경찰 인력의 적절한 보충과 효율적인 활용이 우선이겠지요. 실무자의 비율이 맞는 계급제도의 개편이 먼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항상 근시안적인 해결책만 제시하는 듯하여 씁쓸한 마음입니다. 폐지 했던 제도를 단 두 달 만에 부활하겠다는 말보다는 폐지의 이유가 적절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고 잘못 됐다면 시인하고, 아니라면 대안을 만들 생각을 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드네요.

치안 강국 대한민국이 다시 되는 방법이라면 저는 무조건 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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