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집사로 살아보기를 잠시 멈췄다가 날이 선선해지면서 다시 시작합니다. 여름내 더위와 장마로 과실수들 빼고 수확을 마치고 잠시 멈췄었습니다. 너무 더워서 식물들도 타버리기도 하여 봄에 심어서 무더위 전에 수확을 한 번 하고 여름 지나고 가을 들어서면 다시 심어서 초겨울 전에 수확하는 식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거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모작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심는것이 아마 배추 일듯 합니다. 제 생각으로 대부분 집에서는 배추를 심습니다. 저희 집 기준으로 보면 11월 초 김장을 하는데 김장하는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배추는 필수로 심는 듯합니다. 요즘 김장을 많이 안 하는 추세 지마 쌈용으로 쓰기도 하고 물김치나 시래기 말려 국으로 사용하는 등 활용도가 높은 작물이라 많이 심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밭을 갈고 퇴비를 해뒀는데 비닐도 씌우고 배추 모종 사다가 심었습니다. 저희 집은 약 100 포기 정도 김장을 하기에 이번에도 150 포기의 모종을 심었습니다. 한 뼘 간격으로 심어주고 흙을 돋아 땅에 닿지 않게 심어 줍니다. 모종의 잎이 비닐에 닿으면 복사열로 잎이 타버린다고 하네요. 모종 주변을 흙으로 돋아 세우고 물을 주어 심어 주면 알아서 잘 자랍니다. 김장용으로 저희가 먹을 꺼라 약은 치지 않습니다. 가끔 벌레정도 잡아주고 60일 정도 기르면 수확 가능합니다. 작년에는 유독 배추농사가 잘 안 되어서 작은 배추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이번에도 잘 자라주어 한해 김치를 책임져 주길 기대해 봅니다.
애증의 파프리카 입니다. 처음 와서 심었던 4가지 작물 중에 케일, 애플민트, 바질은 5개월째 잘 따먹고 있습니다. 유독 파프리카만 실패 중입니다. 실패 중이라는 것은 아직 자라고 있기에 언제든 역전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4개의 모종을 심었는데 식집사 초반 무지함으로 초반에 달렸던 파프리카들은 전부 병으로 닭먹이가 되었습니다. 이후 가지치기도 해주고 과감하게 많이 달린 곳은 파프리카고 쳐내서 알맞게 달리게 해 주었습니다. 초반보다 지금은 키도 많이 컸습니다. 잘 크면 5미터 이상도 자라는 거 같은데 저희 집 애들은 약 1.5미터 정도 되는 거 같네요. 지금 약 30개 정도 달린 거 같습니다. 요즘 파프리카 시세를 보니 개당 천 원 정도 하는 거 같네요. 모종을 천 원씩 샀으니 한 그루 당 파프리카 한 개만 따면 된다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번의 병이 돌고 난 뒤 20일 전쯤 착과가 되었으니 약 한 달 뒤에 수확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번에는 꼭 먹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보는 중입니다.
모든 작물 비슷하지만 고추만큼 효자 종목이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정말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제일 어울리는 게 고추나무 일 듯합니다. 새벽서리 없어지면 심어서 가을까지 수확합니다. 고추가 웬만큼 자라면 수시로 따기에 잘 모르겠지만 나무당 200개 정도는 수확하는 듯싶습니다. 위에 사진은 아삭이 고추인데 10 나무 심었고 초여름부터 지금까지 매일 따먹어도 남습니다. 저는 고추를 별로 안 좋아 하지만 와이프가 한 끼에 20개 이상 먹는데 정말 원 없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수확합니다. 들이는 노력에 비하면 정말 최고라고 생각하네요. 탄저병이라고 고추에 최악의 병이 있는데 이것만 조심하면 무조건 추천하는 작물입니다. 오른쪽 사진의 가지도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들어가는 품목입니다.(오이사진은 없는데 오이도 추천)
어디서 보니 요즘 고등학생이 제일 싫어하는 반찬 1위가 가지라고 봤습니다. 저도 아이입맛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부모님은 매년 심으시네요. 5 모종 심었는데 진짜 원 없이 달립니다. 저희 집도 먹다 먹다 남아서 말려서 보관합니다. 가지가 식감이 물러서 싫어하는데 말린 가지를 고기 볶음 같은 곳에 넣어서 조리하면 먹을만해집니다. 가지나 오이 키워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상상이상으로 많이 달립니다. 슈퍼에서 왜 싸게 파는지 길러보고 알게 되었네요. 베란다에서도 기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가지 좋아하시는 분에게는 무조건 강력추천하는 작물입니다.
위 사진은 수확을 기다리는 미니사과입니다. 품종도 모르겠고 그냥 작은사이즈의 사과라서 미니사과라고 부릅니다. 손자를 사랑하는 우리 아버지가 미니사과를 군데군데 많이도 심으셨습니다. 돌도 안 지난 애기 때 손자가 이거 먹는 거 보고 귀여우셨던지 다음 해에 집에 와보니 미니사과가 10그루도 넘게 심어져 있었습니다. 사진상에는 빨갛게 보이는데 아직 맛은 안 들었네요. 해가 직접 닫는 부분만 빨갛고 뒤편으로는 아직 청색입니다. 조금 더 있다가 10월 이후에나 수확할 듯한데 이쁘게 생겨서 소개해봅니다.
토마토나 참외 수박 심어져 있던 텃밭은 다른 작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양파나 마늘같은것들 심을 듯합니다. 그리고 남은 공간에는 상추나 다른 쌈채소류도 좀 심을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빼고는 계속 무언가를 심는 듯합니다. 지금도 24개월 아기는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것보다 할아버지에게 땅에 대해서 배우고 있습니다. 저보다 호미, 괭이등 농기구 이름을 더 많이 알고 있는 아이가 신기하네요. 물론 할아버지에게 배워서 사투리로 배우고 있습니다. 그 모습도 귀엽네요. 아들은 몇십 년이 지나고 지금의 기억이 날지 모르겠지만 지금 행복해하는 모습에 틀에 박힌 교육은 잠시 접어두고 있습니다. 한글과 덧셈보다 흙을 맨발로 밟으며 배우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며 조금은 평화로운 삶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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